문구를 사려면 문방구에 가면 되고 약을 사려면 약국에 가면 된다. 그렇다면 보드게임을 사려면 어디를 가야할까. 이에 대한 답이 명확해진다면 우리나라 보드게임 시장도 성숙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답이 마땅치 않다.

마니아들은 쇼핑몰이나 보드게임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원하는 게임을 구입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일반인들은 할인점에서 극소수의 게임만 구입할 수 있다. 또 할인점에서는 게임을 해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이미 게임 방법이 널리 알려진 게임만 살 수 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할 줄 모르는 게임은 구매하지 않는다. 아는 사람에게 배워서 사고 싶은 게임이 있다 하더라도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면 문제가 된다. 보드게임시장이 커졌다고는 하나, 유통 시장을 보면 아직 마니아 위주의 시장이다.

따라서 보드게임을 대중화시키기 위해서는 유통체계 확립이 무엇보다 급선무일 것이다. 원하는 게임을 원하는 때에 구입할 수 있는 인프라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의 관심이 자연히 멀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보드게임은 현재 할인점 외에 팬시전문점, 문방구 등에서 일부 판매되고 있기는 하지만, 주요 판매점은 보드게임 카페가 되어야 한다. 게임에 몰입하기 좋은 환경에서 도우미에게 재미있게 배운 게임을 즉석에서 구입할 수 있다면 구매욕구가 구매행위로 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판매에는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 이미 게임을 판매하고 있는 카페들이 있지만 실적은 천차만별이다. 게임을 판매한다고 하면서 플레이용 게임인지 판매용 게임인지 구분 없이 진열해 놓거나 가격과 같은 기본 정보도 알리지 않고 있는 카페들이 상당수다.

이러한 카페의 판매 실적은 당연히 미미하다. 반면 판매하는 게임을 눈의 띄도록 전시하고 홍보물을 부착하는 한편, 도우미들로 하여금 그 게임을 손님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곳에서는 몇 배의 판매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물론 보드게임 카페의 주 수입원은 시간당 부과하는 카페 이용료다. 또 카페에서 본격적으로 판매할만한 게임이 많지 않다는 어려움도 있다. 하지만 카페의 장기적인 수익을 위해서나 보드게임시장을 위해서 보드게임 판매는 중요한 기능이다.

이광희 다고이 사장
200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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